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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by 날랜두꺼비 2024. 5. 31.

[길을 건너려면]       강석희 작가


B고등학교로 발령을 받고,
학교근처로 이사할때 마음이 들떴다. 지은지 20년이 넘은 빌라의 상태가 좋을 리 만무했으나, 입지가 좋다고 해서 설렜었다.
고2담임을 맡고,  개학 첫날 업무는 비상연락망 작성이었다
나이스(NEIS)를 열어  사진과 주소 전화번호를 입력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어떤집에 사는지 자꾸 관심이 갔다.
편견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머릿속에 집과 집값에 대한 생각이 자꾸 일어났다

G팰리스에 사는 아이는 7명 그아이들은(그저 증명사진으로만 봤을 뿐인데도)여유로워 보였다.


여자친구 영주와 부동산을 찿아가  집을 보러다녔다.
비조정지역이 조정지역으로 바뀌기 전날
같은 학교 조명우선생님에게  6억으로 G팰리스를 사기로
급히 결정 되었다.
다주택 조명우 선생은 세금문제로 빠르게 G팰리스를 처분해야 해서  필요충분조건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잔금을 치르는 중 영주의 하루 이체한도가 넘어서게 되고, 결국 그다음날 잔금을 치루게 되면서 6억에서 7천 많은 6억7천에
G팰리스를 사게 된다.

앞뒤사방이 막힌 공간에 있는 악몽을 꾼다고 했다
집을 사게되면 큰 목돈이 들고, 긴 시간 대출금을 갚아가면서  시간ㆍ여유ㆍ돈 이런 것들에 옭아 매어지기 때문 인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일자리,건강,삶,가치관 등 여러가지에서 양극화 쏠림이 더 커지고 있다.
퇴직 직후의 삶도 양극화는 더 커져가고 있다.

길을 건너려면 G팰리스를 영끌해서 사야하는  현실이
낯설지  않다

우리반  박하나가 알바하다 여자분께  당하는걸
영주와 함께  보게 되었다.
그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 없서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여자가 나서서, 말투와 목소리만으로도
갑질녀를 압도 했다
"괜챦냐고~?"
하지만  박하나는 그여자의 뒷모습에 "씨발년이~"
욕을 소리 없이 날린다.
학교면담을 1번으로 잡고 박하나에게 물어보았다
왜 욕을 했는지?
"어설프게 도와주느니 가만히 있는 게 진짜 나아요"
"나를 도와준다고 힘내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좆밥인지,
그 여자가 오랫만에 깨닫게 해준 거예요"
18살 먹은 애가 감정을 다치지 않으려고 감정을 멈추는 선택을 하기까지 무슨 일들이 있었을지 생각했다


상대의 상황에 공감이 잘 안되는 사람은 이런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가만히 있는 거 말이다.

비겁함이 영리함이고 침묵이 성숙이라고  했는데~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