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조선왕조에 독살 되었다는 설의 왕들의 책은 보았지만,
조선시대 왕의 자살을 얘기한 소설 제목은
참 충격이었습니다.
큰 호기심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왕의 자살]은 역사적 사료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가설에서 시작합니다.
도학과 인의로 대변되는 유교의 신봉자가 어째서 금기나 다름없는 자살을 택했는지 세밀히 밝혀 보는 것이 이 소설의 목표입니다
조선 11대 임금 중종의 장자 이호, 그는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를 잃었고, 40여 년을 왕위에 머무른 아버지 곁에서 20년 넘게 세자로 지내었습니다.
노련한 여우이자 삵 같은 아버지, 자신에게 겨누는 경계의 칼날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의붓어미 문정왕후와 이복동생 경원대군 사이에서 기나긴 고뇌의 나날을 보내는 이호에게는 예전 스승인 조광조의 (근사록)만이 위로와 안식을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죽음을 앞둔 중종은 이호에게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남깁니다.
"우애! 우애를 잊지 마라."
이복형인 폐주 연산을 몰아내고 임금이 된 후 이복동생
견성군에게 역모죄를 씌워 죽인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말이 우애라니!
얼마 후 중종은 세상을 떠나고, 이호가 권좌에 오르기 전 5일 동안 문정왕후는 궁전의 주인 자리를 차지한 채
마치 30년 동안 권좌에 있었던 이처럼 빠르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 합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의붓어머니에게 불효를 저지르지 않고 인으로 사람의 도리로 문정왕후를 대하는
이호의 처절한 마음이 참 안타깝습니다.
조선 12대 임금 인종(이호)의 치세는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실록은 아버지인 중종이 죽었을 때 지나치게 슬퍼한 것이 그가 단명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즉하고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실록에 등장하는 인종의 모습은 처절합니다.
실록 내용의 태반이 제발 음식을 드시라는 절절한 요청이거나 몸조리에 신경 쓰시라는 간곡한 당부와
관련이 있으니 말입니다.
혹자는 독살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계모인 문정왕후가 독을 넣은 음식을 먹게 했다는 것입니다.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 무엇이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질 "인"의 '인종'이 가족이라는 테두리와 도리로 지켜야 할 부모에 대한 효와의무 , 또연산의 피가 흐르지만 근사록의 말씀처럼 따르려고 했던 절절하고 고독한 몸부림이 정말 눈물겨웠습니다.
'자살'과' 살자'는 한자씩만 바꾸면 정반대의 의미가 됩니다
다른 사람(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문경왕후와 이복동생 경원대군)에게 겨눌 칼날을 인종은 너무 어질어서, 자기 자신에게 겨누어 자살을 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우애와 권세 중
스스로 우애를 택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 한 삶이
너무 짠하게 가슴에 저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