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작가는 돈과 언어. 성과 권력. 계급과 인종 등 여러 문제가 겹겹으로 얽힌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 했다.
물에 뜯 물감을 흰 종이에 옮기면 뜻밖의 무늬가 드러나듯 이야기를 쓰면서 기이한 듯 익숙한 누군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건져보고 싶어 했다.
혹, 아는 누군가의 얼굴인지 묻는 작가의 말에
나는 내 모습도 오버랩 되었다.
퇴사후, 숙박사이트로 한국에서 일곱시간 걸리는 자연속 단독주택으로 남편지호와 한 달 살기를 떠난다.
그후, 숲속주택을 청소해 주는 메이드와 팀을 주는 미묘한 감정으로 고심 하게 됩니다.
'너무 작나?', '팁을 주는게 무례한가?''한꺼번에 드려야 하나?'
나도 해외여행때 고민 했던 지점이라 공감 되었다.
화자는 남편지호에게 메이드를 메이드를 부르지 말자고 합니다.
그냥"청소해주시는분"은 어때?
남편은 메이드가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거라면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화자는 감사하다는 메모를 팁과 늘 계속 남깁니다.
본인이 갂지도 않고, 산 너무 맘에 드는 현지작가가 만든 작은 집모형을 분실 당하게 됩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지호가 남긴 조금 큰 금액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치기 해 놓고, 감사하다는 메모는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공항으로 떠납니다.
교복 입고 오토바이로 쫓아오는 어린 메이드는
엽서와 함께 최대한 비슷한 물건을 샀다는 메모와 습자지에 싼 물건을 건네 줍니다
모국어가 아니라 아이의 말은 번역기를 돌린 듯 양 어색하게 다가 옵니다
'그것을 깨트린 건 나의 실수다.'정말 미안하다' 나 때문에 엄마가 곤란해 지는 걸 워하지 않는다.
방금 전 엽서에서 자주 본 글씨가 있었다
고맙다ㆍ감사하다는 메모였다
화자는 '감사합니다 '와 '주머니 속 구겨진 '감사합니다 '
를 마냥 만지작 거립니다.
그때,
고등교육을 못받으시고, 딸 하나 억척스럽게 키우셨던 홀어머님께 온 문자 메시지가 뜹니다.
"-은주야 오늘 귀국 하지? 조심헤서 와. 늘 고마워 우리딸"
덮어둘 지나칠 감정을 작가의 필력으로 아주 잘 표현하고 내 감정도 다시 들어다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