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여성이 흔하지 않았던 1920년를 배경으로 한 키티라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상처와 극복, 성장을 위한 여정이 너무 잘 표현 된 재미있고, 또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전통적 가치관 아래에서 자란 여성이 결혼 생활의 환상이 깨지고 외도의 아픔을 겪으면서 긍정적인 여성성을 모색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국여성 키티 페인은 나이에 쫓겨(25세)도피 하듯 결혼을 한 뒤 매력적인 유부남 찰스 타운센드에게 사랑의 불꽃을 태우지만 배신을 당합니다.
남편인 세균학자월터는 부정을 알게 되고, 남편의 협박에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의 오지 마을로 끌려 갑니다.
키티는 사방에 깔린 죽음의 공포와 싸우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간의 삶과 가치관을 체험하고 편협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광대한 자연 앞에서 용서라는 실마리를 찿음으로써 속박처럼 자신을 얽어 맸던 잘못된 사랑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합니다.
키디는 남편 월터가 콜레라로(자살을 암시) 갑자기 죽은 후 애증의 관계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찿았다고 느끼지만, 영국으로 돌아가기전 들른 홍콩에서 옛 애인 찰스와 다시 한 번 육체 관계를 갖게 됩니다.
여기서 찰스는 더 이상 예전의 매력적인 애인이 아니라
협오의 대상이 됩니다.
월터는 인간애와 지성을 갖춘 건실한 남자로 키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나무랄 데 남편이지만,
키티는 그런 윌터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월터는 사회적으로 우수한 덕목을 갖춘 남자임에 틀림없지만 본능을 자극하는 사내다운 '매력'이 없습니다.
'덕목'이 '매력' 앞에 패배하고, '이성'이 '본능' 앞에 무릎을 꿇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잔인한 사랑의 속성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반드시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괄시하고 그 애정을 저버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내게 애정을 품은 사람을 판단하기에 앞서,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내 마음속에서는 알 수 없는 잔인함이 흉물처럼 꿈틀거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의 불가사의한 잔혹성은 월터에계 깊은 상처를 입힙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아내의 외도에 그는 뼛속까지 절망합니다
그리고 키티의 임신은 그에게 치명타가 됩니다.
키티가 임신한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종 학술연구들에 의하면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정신적으로 더 예민하다고 합니다.
남성들은 생물학적 압박에 사회적 압박까지 겹쳐서
스트레스와 상처에 더 민감하고 회복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키티는 자연의 품 안에서" 용서"라는 해독제를 찿아내어 상처를 치료한 반면,
월터는 자신을 배신한 아내와 그런 아내를 사랑한 자신을 끝내 용서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키티는 친정집으로 가는 도중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습니다
키티의 어머니는 남편을 고압적으로 조정하며 욕망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여겼을 뿐 독립적인 여성으로서 남성 안의 허약함을 보듬고 사랑하는 바람직한 여성성의 모델을 제시 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키티는 결혼을 독립된 남녀의 사랑과 상호보완적 관계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어머니가 그랬듯 남편을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 줄 제2의 아버지로 여겼습니다.
애초에 키티와 월터의 결혼은 서로를 아끼는 성인 남녀관계라기 보다는 남편이 아내를 보살피고 돌봐주는 일방적인 관게,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더 가까웠습니다.
키티는 사랑의 상처를 극복한 후에야 비로소
성장 하게됩니다.
늙고 지친 아버지를 보며 지금까지 받기만 했던 애정을 되갚고 싶다는 심경의 변화는 강함 속에 내재한 허약하고 애처로운 남성의 모습을 발견 했기 때문입니다.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화해와 애정을 바라는 키티의 모습은 진정으로 남성을 사랑 할 준비가 된 여성을 상징합니다.
인생에 베일에 나온 여러 인물들의 삶을 통해,
현재 내모습을 다시 보게 해 주는 책입니다.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이 참 다양하지만, 일관된 공통분모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