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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랜두꺼비 2024. 11. 9.

      
                                                     한강

원데이 독서토론에 초대받아,  새로 만날 낯선 얼굴들을 기대하며  도서관에 왔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흰" 이란 소설입니다.
한강이란 작가의 자서전적인 부분이 녹아 있는 책이라
한강작가작품에 처음  입문할때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시집 같은 형식으로 엮어졌지만 목록을 관통하는 특별한 형식의 소설입니다.
목차는

1장. '나',
2장 .'그녀(23살 엄마가 8개월만에 혼자 출산하고 2시간만에 죽게 된 한강작가의 언니)'
3장'.모든 흰것' 입니다


2014년 8월  한강 작가는 아들 효와 함께 폴란드 바르샤바에 갑니다<흰> 소설을 구상하고  1장과 2장을 썼다고 합니다
'1장 '나'는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드는 것이었다' 고 고백합니다

   강보ㆍ배내옷ㆍ소금ㆍ눈ㆍ얼음ㆍ달ㆍ쌀ㆍ파도ㆍ백목련ㆍ흰 새ㆍ하얗게 웃다ㆍ백지ㆍ수의
작가는  며칠이 지나 다시 목록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단어들을 들여다보는 일엔
?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문장들이건 흘러나올 것이다.
그 문장들 사이에 흰 거즈를 덮고 숨어도 괜챦은 걸까

"제1장"나
문ㆍ강보ㆍ배내옷ㆍ달떡ㆍ안개ㆍ흰 도시ㆍ어둠속에서 어떤 사물들은ㆍ빛이 있는 쪽ㆍ젖ㆍ그녀ㆍ초ㆍ

'2장은 ' <그녀>
성에ㆍ서리ㆍ날개ㆍ주먹ㆍ눈ㆍ눈송이들ㆍ만년설ㆍ파도ㆍ진눈깨비ㆍ흰개ㆍ눈보라ㆍ재ㆍ소금ㆍ달ㆍ레이스커튼ㆍ입김ㆍ흰새들ㆍ손수건ㆍ은하수ㆍ하얗게웃는다ㆍ백목련ㆍ당의정ㆍ각설탕ㆍ불빛들ㆍ수천개의은빛점ㆍ반짝임ㆍ흰돌ㆍ흰뼈ㆍ모래ㆍ백발ㆍ구름ㆍ백열전구ㆍ백야ㆍ빛의섬ㆍ얇은 종이의 하얀 뒷면ㆍ흩날린다ㆍ고요에게ㆍ아직 내가 다씻기지 못했다고.ㆍ경계ㆍ갈대숲ㆍ흰나비ㆍ넋ㆍ쌀과밥

(입김)
어느 추워진 아침 입김에서 처음으로 흰 입김이 새어 나오고, 그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우리 몸이 따뜻하다는 증거ㆍ차가운 공기가 캄캄한  허파 속으로 밀려들어와, 체온으로  덥혀져  하얀 날숨이 된다. 우리 생명이 희끗하고 분명한 형상으로 허공에 퍼져 나가는 기적.


제3장  '모든 흰'
모국어에서  흰색을 말할때  '하얀'과 '흰' 이라는 두 형욤사가 있다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 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배어 있고, 작가가 쓰고 싶은 것은 '흰' 책이었다.


당신의 눈ㆍ수의ㆍ언니ㆍ백지 위에 쓰는 몇마디 말처럼ㆍ소복ㆍ연기ㆍ침묵ㆍ아랫니ㆍ작별ㆍ모든흰


(모든흰)
당신의 눈으로 흰 배춧잎  가장깊고 환한 곳, 가장 귀하게 숨겨진  어린 잎사귀를 볼 것이다.
낮에 뜬 반달의 서늘함을 볼 것이다.
언제가 빙하를 볼 것이다. 각진 굴곡마다 푸르스름한 그늘이 진 거대한 얼음을, 생명이었던 적이 없어 더 신성한 생명처럼 느껴지는 그것을 올려 다 볼 것이다.
자작나무숲의 침묵 속에서 당신을 볼 것이다.
겨울 해가 드는 창의 정적 속에서 볼 것이다.
비스듬히 천장에 비춰진  광선을  따라 흔들리는, 빛나는 먼지 분말들 속에서 볼 것이다.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것이다.


혼자 읽었을  때 "흰"것들의 목록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과 순간의 것들도  있었다.
여러분들과 원데이 독서토론 나눔을 하고 나니, "흰"것들의 목록은
삶과 죽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사람의 삶의 목록이라는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